교토, 은각사, 20130419
전날 맥주-와인-맥주 더하기 하이볼로 달린 탓에 아침에 몸 추스리기 쉽지 않다. 하지만 마지막 날, 안들어 가지는 아침을 꾸역꾸역 먹고 빠른 체크아웃 때문에 숙소를 떠나 교토 역에 가서 짐을 보관하고 다시 은각사로 향한다. 엄청난 인파의 버스를 타고. 성수기를 살짝 비켰음에도...
은각사는 좋았다. 은칠갑은 없었지만 멋진 모래 정원과 연못과 이끼 정원이 있었고 많은 인팡도 느낄 수 있는 평화로움과 그 평화를 깨는 우리 아들이 있었다. 실내 입장은 따로 돈을 내야 해서 들어가질 않았는데 동휘는 많이 속상해 한다. 마룻 바닥에서 안거나 눕거나 하고 싶은 일곱 살의 마음. 조금 느긋하게 있고 싶었지만 시간이 부족한 관계로 밖으로 나와 철학의 길을 따라...
이 한 장의 사진으로 모든 것이 밝혀진다, 기념품 가게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동휘...
멋진 소나무와,
은빛이 아니어서 다행인 건물과,
후지산을 표현한다 했나,
근사한 모래 정원에,
복잡한 연못에,
폭포라고 하기엔 작지만, 소리는 우렁찬 물줄기에,
역시나 은칠이 안되어 더 나은 근사한 건물을 둘러싸고,
깊은 어두움의 이끼와,
생동하는 청춘의 연초록에,
길을 따라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고,
잠시 쉬어 정경을 감상하고,
나도 빛과 그림자를 따라 가고,
다시 아래로 내려와,
다시 물줄기를 듣고,
기념 사진...
모 웹툰의 주인공을 연상시키는 울 아들~
이 곳의 주인 나무와 돌을 찍기도 하고,
엄마 최고!
엄마는 내가 업고 갈께, 라는 쇼맨쉽으로...
이렇게 하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