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식으로 아침식사 - 별로였다- 후 소렌토행 버스를 탔다. 소렌토에서 카프리 섬으로 갈 요량이었던 것. 하지만 문제 발생. 소렌토 시내겠거니 생각하고 내렸는데 시 외곽이었던 것. 조금만 걸으면 나오겠지 하며 걸은 게 한시간 반. 가다가 축구장을 가로질러 걷다가 길이 막혀 있어 다시 돌아 나오기도 하고. 날씨는 후덥지근, 길은 안좋고 경민의 허리는 삐걱삐걱. 나는 죄인으로 한없이 작아져 있었다. 그나마 중간에 오렌지를 사서 까먹으며 원기충전. 소렌토 중심가에 도착했을 때는 시간부족과 피로로 카프리 포기. 기차타고 꾸벅꾸벅 졸며 나폴리로 돌아왔다. 카프리, 가봤자 별거 없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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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에서 시라쿠사행 야간열차 예약하고 소나무 민박에 돌아와보니 짐이 그대로. 기본적으로 친절한 분이다. 괜찮은 조선족 민박이 막되먹은 한인민박보다 낫다, 당연히. 짐싸놓고 나폴리 시내 구경. 박물관 근처까지 슬슬 걸어갔다 돌아오는데 역주변의 어수선함과는 사뭇 달랐다. 비교적 깔끔한 거리에 우아한 오래된 건물들이 연달아 보이고 근사한 카페와 화려한 디스플레이의 가게들. 황당했던 건 가게 한 곳의 신발이 맘에 들어 오면서 사자, 하고 돌아오며 보니 이미 문닫은 것. 이러고도 먹고살 수 있단 말인가. 중간에 Piazza Bellini 앞 카페에서 카푸치노 마시고 숙소에 돌아와 잠깐 쉬고, 젊은 여행객에게 굳이 가지고 다닐 필요 없는 얇은 점퍼를 선물하고, 시라쿠사행 야간열차를 타기 위해 나폴리 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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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타고 잠든 사이 일어난 일, 시칠리아행 기차는 메시나 해협을 배로 이동한단다. 그리고는 일부는 팔레르모로, 나머지는 시라쿠사로 나뉘어 이동한단다. 참 신기한 시스템. 조금 일찍 일어난다. 아무래도 야간기차가 안락하진 않지. 카타냐 근처에 지나갈 즈음 해가 뜬다. 잠이 덜깬 눈으로 바라보는 지중해의 태양, La vita e bella, 인생은 아름답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