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s/대한민국 이곳저곳

올레 1코스, 2코스의 1/2

피아*졸라 2010. 12. 30. 17:24
 아주 좋았다. 1코스 시작점의 소란스러움만 빼고는. 1코스 일부와 우도를 묶은 투어 코스가 만들어졌나 보다. 전날 거하게 마셨다며 힘겨워 하는 아저씨들과 잠시의 조우가 있었고 사진 찍으며 걷는 탓에 이후에는 인적 드문 길을 계속 걸었다. 종달리 마을에서 고양이와 마주치고, 청둥오리 떼 들을 지나쳐 종달 해안도로의 날카로운 바닷 바람을 넘어 오조해녀의 집에서 라면  집보다 더 빨리 나오는 전복죽을 먹고는 성산 일출봉 밑에서 길을 잃다가 마지막 떨이 소라를 저녁 술안주로 사고 방파제 틈에 사는 고양이들 만나고 푹푹 빠지는 모래밭을 지나 1코스 종료.
 시간이 남아 2코스를 조금 더 거닐었다. 오조리 내해를 이리저리 빙글빙글 돌면서 '서명숙씨는 천재'라는 생각을 하고 져가는 해를 보면서 '땡잡았다'라는 생각도 하고. 아름다운 저녁이었다.
 걷는 게 즐겁구나. 특히 제주도에서는 더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