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s/대한민국 이곳저곳

휴가 끝, 슬프게도... 제주 0706-0710

피아*졸라 2009. 7. 12. 02:15

 아무래도 비의 기운을 타고났나 보다. 재작년 제주, 작년 큐슈에 이어 올 휴가도 비를 따라다니는 여정이었다. 우도에 들어간 둘째 날부터 비가 쏟아졌고, 이후 태양은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아니, 태양과 우리 사이에 수많은 장벽들이 자리잡았다. 쨍한 사진 못찍어서 좌절한 아빠와 달리 우리 아들, 궂은 날씨에 굴하지 않고 물이라면 어디든 뛰어드는 열정 아니면 광기를 보였다. 마음 한구석엔 혹시, 박태환처럼? 이 허황된 아빠 마음. 결정적으로 우리 아들은 물을 발로 차면서 얕게 논단 말이다 ㅠ.ㅠ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도 있는 법, 바로 체중이다. 상희도 같이 내려가서 매일 부어라 마셔라 했더니 몸이 둔해진 것. 첫날, 지인의 집에서 갓 잡은 자리회에 우도 돼지 두루치기. 둘째 날, 뱅애돔 회에 한라산 소주, 군더더기없는 서비스 안주에 이미 취했다. 세째 날, 서귀포 갈치집에서 갈치 코스 저녁식사에 한라산 반주. 네째 날, 숙소에서 간단하게 오겹살 바비큐에 설마 제주에서 이런 짓을 조개구이 (제주엔 조개가 잘 안난다고...). 다섯째날, 늦잠자서 비행기 놓쳤다...
 필름 바리바리 싸들고 갔지만 찍은 것은 고작 세 롤. 제주도 쨍한 풍광을 찍는 게 이렇게나 어럽다니. 그나마 생각도 못했던 그곳, 명월리에 내려서 사진찍을 수 있던 것은 정말 행운이라 말할 수 밖에. 슬프게도 자던 동휘가 깨서 정말 잠깐, 큰길에만 맴돌면서 잠깐 사진찍었지만.
 아, 아쉽다. 다음 번엔 또 언제 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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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모두 Sigma DP-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