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s/etc...
200308, 말라티아/넴룻산
피아*졸라
2010. 10. 19. 12:06
카파도키아에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떠난 넴룻산. 말썽 많은 야간 버스를 타고 떠났다. 우리에게 자리가 없는 좌석을 파는 파렴치한 짓을 저지른 것. 버스 타고나서야 그 사실을 알고 항의를 하는데, 좌석 앉은 사람들이 자리를 양보해서 어찌어찌 앉아 갔다. 내릴 때는 어딘지 모를 외곽에 내려주었고. 다행히 멀지않은 거리여서 투어 사무실에 잘 찾아갈 수 있었다.
정오까지 공원 근처에서 빈둥빈둥, 재래시장 구경하며 말린 살구와 생 살구와 토마토를 사서 가면서 먹고 넴룻산 올라가서 먹고. 론리에 쓰인 'Apricot capital'이라는 표현대로 싸고 맛있다. 도시 자체도 평화로운, 사람들은 호기심 많은 작은 소도시. 시간이 되어 미니버스를 타고 넴룻산에 오른다. 세시간이나 걸려서. 유적 바로 아래 있는 작은 호텔에서 일박. 일몰 보고 일출 보고 돌아오는 일정.
산꼭대기의 돌무더기는 기원전 1세기 경 코마게네 왕국을 다스렸던 안티오쿠스 1세의 성소이자 무덤이란다. 로마와 파르티아 사이에 줄타기는 잘 했지만 신과 동격임을 내세우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었고, 사후 나라는 망했지만 현재의 터키에는 돈다발을 안겨주는... 어디서 많이 듣던 스토리.
해발 3000m의 산꼭대기, 깨끗하고 시원한 공기를 맡으며 신이 되고자 했던 인간의 광기를 체험하는 특별한 곳. 많은 관광객으로 북적대지만 고요하고 외로운 곳이다. 여러 면에서 힘들게 간 보람이 있었던... 또 갈 수 있으려나.
평화로운 작은 도시, 말라티아. 체리도 유명한데, 못먹었다...
신상과 무덤, 삼천미터 산 정상에. 뭔가 현실을 넘어선, 만든 사람의 정신 세계도...
내 인생 몇 안되는 일출 구경
일몰과 일출,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