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s/유럽, 2006

로마에서 유럽여행 시작- 2006/03/28 Rome, Italy

피아*졸라 2009. 8. 8. 17:19

 의도하건 의도하지 않건 난 패배자가 되었고 그 대가로 1년의 시간, 복귀의 기약 없는 무급 휴가가 주어졌다. 그 중 3개월의 시간을 유럽에서 보냈다. 신선함, 즐거움, 행복 98%에 우울함, 짜증, 불행 2%라는 꽤나 유익했던 시간이었다고 자부한다. 경민, 그렇지?
 로마 다빈치 공항에 도착하자 마자 사기당할뻔 했다. 기차를 타려고 걸어가는데 누군가가 도와주겠다며 다가오고, 기차가 아직 운행하지 않는단다. 됐다며 가던 길을 재촉해서 플랫폼에 도착하니 기차만 잘 다닌다. Leonardo Express라는 거창한 이름의 기차를 타고 Termini 역에 도착, 민박에 연락을 하는데 실수 연발. 처음엔 공중 전화 이용하는 방법을 몰랐고, 전화번호를 잘못 옮겨 적었고 잘못된 플랫폼에서 할머니를 기다렸다. 아무튼 신경을 조금 더 쓰고 시간은 많이 걸렸지만 민박에 무사히 도착. 고맙게도 아침을 주신다. 밥을 맛있게 먹고 짐 정리하고 산책길.
 그냥 중심가 쪽으로 무작정 걷는다. 근처 ___ 성당에 들어가 보고 그 앞 안내소에서 지도와 안내책자 얻고 다시 슬슬 걷기. 좌판들로 이뤄진 자그마한 시장 구경하고 공원으로 만들어진 오래된 유적 보고 베네치아 광장으로 들어서 포로 로마노를 가로지른다. 유적들이 널부러져 있다는 느낌이다. 이천년 전의 길을 걸으며 역사에 녹아든다. 로마에서 얻을 수 있는 특별한 경험. 팔라티노 언덕과 콜로세움 내부는 입장료 아낀다고 들어가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니 많이 어이없네. 콜로세움이 보이는 음식점에서 피자와 라자냐, 맥주로 요기를 한 후 지하철 타고 숙소에 돌아왔다. 시차때문인지 7시까지 잤다. 아직 시작의 흥분과 불안이 가시지 않은 하루. 여행의 간단한 애피타이저, 여행은 이렇게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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