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s/유럽, 2006
Sketches of Spain, Barcellona, 06/04/19
피아*졸라
2007. 6. 3. 23:54
한동안 즐겨 듣던 Miles Davis의 앨범 제목처럼, 우리는 스페인의 풍경을 꿈꿨었고, 지금은 그리워하고 있다. 극히 일부 지역을 느슨하게 느꼈을 뿐이긴 하지만... 서구인들에게도 에스파냐란 나라는 뭔가를 꿈꾸게 만드는 특별한 곳, 굳이 이상향까지는 아니라도, 열정과 자유의 땅으로 인식되는 듯 하다. 우리가 머물렀던 4월의 안달루시아는 이미 뜨서운 태양이 비치는 여름이었고 그 햇살을 따라 많은 관광객들이 오가곤 했다.
첫 목적지는 바르셀로나, 범죄의 도시로 악명높은 곳. 이탈리아에서 몇다리 거치면서 거의 전설로 승화된 일화들을 꽤나 많이 들었다. 제일 유명한 건 강도가 칼을 들이대면서 노트를 건네는데 거기엔 각나라 언어로 요구사항이 적혀 있고 한글로는 '복대 내놔'란 글구가 들어있다는...
밀라노에서 Vueling이란 저가항공을 이용해 두시간만에 바르셀로나로, 한달 전에 예약해서 굉장히 싸게 표를 구입할 수 있었다. 공항에서 민박집 전화해서 방 알아보고, 공항버스 타고 에스파냐 광장에서 내려 걸어서 집을 수월하게 찾아갔다. 깔끔하고 좋긴 한데 주인 부부가 왕 재수없다. 여행중 넘버 1, 두고두고 이를 갈았다. 그래도 도시 자체가 너무 좋아서 즐거운 나날을 보낼 수 있었다.
간단히 짐 풀고 시내 산책, 람블라스 거리까지 걸어서 갔다. 이즈음엔 누군가 우리의 물건들을 집어가지 않을까 잔뜩 움추려 있었다. 소문이 과장된 건지 우리가 운이 좋았는지, 별 탈 없이 지나갔는데 같은 숙소의 모녀는 카페에서 잠깐 시선을 돌리는 사이 돈이 든 가방이 없어졌다고. 어쨋거나 그나라에 도착한 첫 날이니 조심하는 것이 나쁘진 않지.
람블라스 거리 옆에 있는 과일 시장 구경하고 다시 걸어서 Cathedral 방향으로, 그 앞 계단에 앉아 거리 공연을 구경한다. 나무 인간 퍼포먼스와 기타 연주, 경민이 기타 아저씨에게 가서 동전을 놓고 오다가 옷을 떨어뜨려서 아저씨가 옷 줍느라 연주를 중단, 우리끼리 부끄러워했다. 대성당 내부에 들어갔는데 이탈리아의 건축물보다는 화려하지 않지만 거대하면서 독특한 구조, 안뜰을 볼 수 있었다. 그곳에 거위들이 노닐고 있다. 성당에 웬 거위? 뒷문으로 나가 골목을 거니는데 들려오는 탱고의 선율. 기타와 반도네온의 듀엣 연주. 꿈꾸는 듯한 반도네온 아가씨의 연주를 보고 들으며 감동이 스르륵 적셔진다. 스페인에서 듣는 피아졸라, 아마 Milonga Del Angel 이었나 보다. 감사의 표시로 1 유로를 주고 내키지 않는 발걸음을 계속한다.
로마 성벽을 따라 걷다가 극장 쪽을 향한다. 길을 가다보니 고소한 냄새를 풍기는 자그마한 가게에 사람들이 많이 들어서 있다. 이것은... 롯데월드에서 파는 츄로스인 것이다! 막 튀겨낸 쫄깃쫄깃한 손가락 굵기의 길쭉한 과자에 설탕을 뿌리고 보기만 해도 끈적끈적한 쵸콜렛을 찍어먹는 말 그대로 churos con chocolate, 한 번 맛보면 잊을 수 없는 맛이다. 맛있게 먹고 다리에 젖당 축적도 막으면서 다시 걷는다. 19세기 말 20세기 초의 세계 도시 바르셀로나의 휘황찬란함을 본다, Palau de la Musica Catalana 극장, 까사 바뜨요, 까사 밀라... 가우디의 건축물 뿐만 아니라 동시대의 다른 건물들도 비슷한 향기를 풍긴다.
또 걷는다. 걷기 좋은 도시이다. 도심 주차장은 지하에 있고, 마름모 모양으로 계획된 도로들, 중앙로는 도로 한가운데 자전거와 보행자용 도로가 놓여 있다. 이번에는 성가족 성당을 향해 걷는다. 이미 해는 뉘역뉘역 지고 있는데 우리는 겁을 상실했다. 걷다보니 배가 고파온다, 화장실도 급하다. 해서 아무 집이나 들어갔다. 동네 아저씨들 술마시며 축구보고 있는 작은 타파스 바, 맘씨 좋아보이는 주인 아저씨가 메뉴판을 주는데 알아 볼 수 없다. Calamari오징어 하나는 알아서 그거 시키고 고기도 하나 시키고, 당연히 맥주도 시킨다. 배고프니 다 맛있다. 아저씨가 서비스로 jamon을 내준다. 맛보라고. 아홉시 정도 됐나, 문닫는단다. 이렇게 장사해도 먹고 사나? 가게에서 나와 성가족 성당의 야경을 보고 지하철 타고 민박집으로 무사 귀환.
첫 목적지는 바르셀로나, 범죄의 도시로 악명높은 곳. 이탈리아에서 몇다리 거치면서 거의 전설로 승화된 일화들을 꽤나 많이 들었다. 제일 유명한 건 강도가 칼을 들이대면서 노트를 건네는데 거기엔 각나라 언어로 요구사항이 적혀 있고 한글로는 '복대 내놔'란 글구가 들어있다는...
밀라노에서 Vueling이란 저가항공을 이용해 두시간만에 바르셀로나로, 한달 전에 예약해서 굉장히 싸게 표를 구입할 수 있었다. 공항에서 민박집 전화해서 방 알아보고, 공항버스 타고 에스파냐 광장에서 내려 걸어서 집을 수월하게 찾아갔다. 깔끔하고 좋긴 한데 주인 부부가 왕 재수없다. 여행중 넘버 1, 두고두고 이를 갈았다. 그래도 도시 자체가 너무 좋아서 즐거운 나날을 보낼 수 있었다.
공항버스를 기다리며...
에스파냐 광장에서 MNAC 방향으로 바라본 모습
간단히 짐 풀고 시내 산책, 람블라스 거리까지 걸어서 갔다. 이즈음엔 누군가 우리의 물건들을 집어가지 않을까 잔뜩 움추려 있었다. 소문이 과장된 건지 우리가 운이 좋았는지, 별 탈 없이 지나갔는데 같은 숙소의 모녀는 카페에서 잠깐 시선을 돌리는 사이 돈이 든 가방이 없어졌다고. 어쨋거나 그나라에 도착한 첫 날이니 조심하는 것이 나쁘진 않지.
람블라스 거리, 매우 분주하다
람블라스 거리 옆 과일시장, 온갖 과일들이 넘쳐흐른다
람블라스 거리 옆에 있는 과일 시장 구경하고 다시 걸어서 Cathedral 방향으로, 그 앞 계단에 앉아 거리 공연을 구경한다. 나무 인간 퍼포먼스와 기타 연주, 경민이 기타 아저씨에게 가서 동전을 놓고 오다가 옷을 떨어뜨려서 아저씨가 옷 줍느라 연주를 중단, 우리끼리 부끄러워했다. 대성당 내부에 들어갔는데 이탈리아의 건축물보다는 화려하지 않지만 거대하면서 독특한 구조, 안뜰을 볼 수 있었다. 그곳에 거위들이 노닐고 있다. 성당에 웬 거위? 뒷문으로 나가 골목을 거니는데 들려오는 탱고의 선율. 기타와 반도네온의 듀엣 연주. 꿈꾸는 듯한 반도네온 아가씨의 연주를 보고 들으며 감동이 스르륵 적셔진다. 스페인에서 듣는 피아졸라, 아마 Milonga Del Angel 이었나 보다. 감사의 표시로 1 유로를 주고 내키지 않는 발걸음을 계속한다.
성당 앞 행위예술가, 하늘하늘 흔들거리는 나무를 표현한 듯. 밑의 사진; 잠시 휴식중...
대성당, 의외로 위압적이지 않다. 성당 한켠에 키우는 오리들 때문일 지도...
성당 뒷골목 탱고 연주팀, 아코디언이 아닌 오리지널 반도네온으로 연주
로마 성벽을 배경으로 포즈...
로마 성벽을 따라 걷다가 극장 쪽을 향한다. 길을 가다보니 고소한 냄새를 풍기는 자그마한 가게에 사람들이 많이 들어서 있다. 이것은... 롯데월드에서 파는 츄로스인 것이다! 막 튀겨낸 쫄깃쫄깃한 손가락 굵기의 길쭉한 과자에 설탕을 뿌리고 보기만 해도 끈적끈적한 쵸콜렛을 찍어먹는 말 그대로 churos con chocolate, 한 번 맛보면 잊을 수 없는 맛이다. 맛있게 먹고 다리에 젖당 축적도 막으면서 다시 걷는다. 19세기 말 20세기 초의 세계 도시 바르셀로나의 휘황찬란함을 본다, Palau de la Musica Catalana 극장, 까사 바뜨요, 까사 밀라... 가우디의 건축물 뿐만 아니라 동시대의 다른 건물들도 비슷한 향기를 풍긴다.
노천 카페의 사람들
Palau de la Musica Catalana, 20세기 초반 건축되었다 한다.
L'Eixample, 19세기 후반의 계획 도시의 면모를 보여준다.
또 걷는다. 걷기 좋은 도시이다. 도심 주차장은 지하에 있고, 마름모 모양으로 계획된 도로들, 중앙로는 도로 한가운데 자전거와 보행자용 도로가 놓여 있다. 이번에는 성가족 성당을 향해 걷는다. 이미 해는 뉘역뉘역 지고 있는데 우리는 겁을 상실했다. 걷다보니 배가 고파온다, 화장실도 급하다. 해서 아무 집이나 들어갔다. 동네 아저씨들 술마시며 축구보고 있는 작은 타파스 바, 맘씨 좋아보이는 주인 아저씨가 메뉴판을 주는데 알아 볼 수 없다. Calamari오징어 하나는 알아서 그거 시키고 고기도 하나 시키고, 당연히 맥주도 시킨다. 배고프니 다 맛있다. 아저씨가 서비스로 jamon을 내준다. 맛보라고. 아홉시 정도 됐나, 문닫는단다. 이렇게 장사해도 먹고 사나? 가게에서 나와 성가족 성당의 야경을 보고 지하철 타고 민박집으로 무사 귀환.
밤에 본 성가족성당, 낮과 다르게 아주 조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