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s/유럽, 2006

다시 이탈리아, Catania 2006/04/08

피아*졸라 2009. 9. 3. 01:06
 졸린 눈을 비비고 새벽길을 헤쳐 - 웃기는 건 선착장 가는 길에 그시간까지 문연 술집이 있다는 것- 네시 반 페리를 타고 다시 시칠리아로 돌아왔다. Catania라는 시칠리아 제 2의 도시, 그냥 자그마한, 느긋한 도시이다.
 론리에서 추천하는 숙소에 갔더니 방이 없다고, 다른 곳을 소개해준다. 부동산업자인 듯한 일반 주택에 침대만 여러 개 놓은 15유로짜리. 너무 맘에 들었다. 짐 풀고 근처 어시장에서 오징어, 홍합에 파스타 사서 가져간 라면 스프로 맛을 낸 스파게티. 그럭저럭 먹을만 했고 즐거웠지만, 나중에 생각하니 이곳의 맛난 요리를 못사먹어서 아쉽긴 했다. 맛있는 시칠리아 오렌지는 Kg에 75센트, 당시 환율로 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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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밖에 나오니 점심시간,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아놨다. 참 여유로운 사람들이다. 우리도 느긋하게 중심가 거닐다 벨리니 공원 -이곳 출신의 유명한 작곡가란다-에서 잠시 쉬고 이 골목 저 골목 기웃거린다. 괜히 서점에 들어가 책읽는 척도 해보고.













 벨리니 극장을 지나치려는데 공연 안내문이 있다. 가격을 물어보니 단 돈 11유로, 맨 위지만 음악을 듣기엔 충분하단다. 로시니와 쇼스타코비치, 잘나가던 시절의 옛 정취가 묻어나는 멋진 극장에서 즐겁게 분위기에 취해간다. 자그마한 소도시, 시립 오케스트라에 훌륭한 공연장에, 비싸서 못듣겠다는 반응은 나오지 않을 저렴한 티켓을 준비하고, 일년치 공연 일정을 가지고 있는 곳. 문화적인 두터움이랄까, 그런 것이 전해져왔다.






 도시는 아름답고 사람들은 여유있다. 우리가 생각하던 시칠리아가 아닌데... 어둑어둑한 길을 느긋하게 거슬러 숙소로 돌아왔더니 동양인 아가씨가 와 있다. 제니라는 이름의 대만 아가씨, 로테르담에서 MBA 과정에 있고 부활절 휴가 왔다고. 사놓은 맥주 마시며 이야기 꽃, 맥주는 별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