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편견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서 시간과 돈을 쥐어 짜서 인도라는 나라로 여행을 다녀온 뒤로 지금까지 총 다섯 번 여행을 다녀왔다. 다행히 지금까지 별일 없이 다녀왔고 너무나도 즐겁게 많은 것을 배워올 수 있었다. 일상에서의 벗어남이라는 유희를 즐기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고, 그렇다고 대단한 변화를 이끌어낼 정도는 아니었지만서도 분명히 여행이 나에게 득이 되는 시간이었다 믿어 의심치 않는다.
세상에 대한 시선, 나 자신에 대한 많은 생각, 나와 타인과의 관계맺기에서 이전과 이후가 조금씩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혼자 다니면서 여행지에서 새로운 여행친구를 만나 함께 하면서 새로운 곳에서 그곳 사람들을 만나 소통하면서 세상에 대한 나의 무지와 편견, 나의 불완전함과 타인에 대한 관계맺기의 어려움, 넘침도 부족함 사이 쉽지않은 줄타기 등등... 그런 경험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시간되면 여행을 떠나라고, 얻는게 있을 것이라고 어줍잖게 얘기하곤 했다. 헌데...
카페에 앉아있는데 대학생으로 보이는 어린 애들 넷이 옆테이블에 앉았다. 목소리가 커서 얘기하는게 잘 들린다. 음악 얘기하고, 그중 아프리카 다녀왔다고 하는데, '아랍은 안들르고 아프리카에만 다녀왔어, 아랍 애들은 비열하잖아. 아프리카는 순수한데... 이집트는 전생을 믿어서 지금 못사는건 예전에 잘살았기 때문이라 믿고 있고 사람 목숨이 파리 목숨이야...' 이런 doggy voice가 들려온다. 맞다, 조선놈들은 뭉치지 못하는 모래알같고, 전라도 놈들은 비열하고 경상도 놈들은 무식, 충청도 것들은 멍청한듯하면서 음험해... 이딴 소리를 하고 다니는 것들도 있으니 오십보 백보지만. 젊은 나이에 멀리까지 배낭여행을 가서 얻는 것이 그런 허접한 편견과 그걸 입에 담을 수 있는 오만함이라는 것이 참으로 무섭다. 헛되고 헛되도다.
나 스스로도 이상한 편견을 가지고 그걸 전파하기까지 하는 것은 아닌지 가슴깊이 반성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