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s

섬나들이, 신도-시도-모도. 11/05

피아*졸라 2009. 11. 14. 01:39
 일 끝나고 잠깐 다녀왔다. 몸은 피곤하고 날씨는 꾸리꾸리하고 해서 맘이 안좋았는데 즐거운 일들이 많았다. 아마도 우리 동네에서 제일 빠르게 다녀올 수 있는 배로 이동하는 섬이 아닐까 한다. 직장에서 마을버스타고 마두역에, 3000번 인천행 시외버스타고 계산역에, 710번 타고 인천공항 근처 삼목 선착장으로. 한시간 한번 운행하는 배를 타고 신도 선착장에 내려, 다시 마을버스를 타고 다리로 연결된 시도를 지나 모도 종점으로. 중간에 던킨에서 요기하느라 시간 잡아먹고 뱃시간 기다리고 하니 대략 세시간. 짧진 않은 시간이구나.
 버스에서 내리니 작은 마을. 몸은 피곤하고, 사진 잘 안찍히는 한낮에 하늘은 뿌연 상태라 약간 짜증난 상태로 필름 장착. 이런 타이밍엔 센츄리아 100. 왜? 싸니까. 하지만 찍다 보니 의외로 찍을거리가 많다. 특히나 예쁘게 꾸민 집들이 자꾸 셔터에 손이 가도록 강요한다. 조각공원을 배경으로 한 바닷가도 찍어 보고. 해질 무렵엔 갯벌이 눈길을 끌고. 맘에 드는 사진도 서너 컷정도 나왔다. 아쉬운 것은 일몰을 못찍은 것. 시간여유도 없고, 삼각대도 안가져가고. 풀하우스 세트장은 근처에 얼씬도 안했다. 늘 뭔가를 빼먹는 영상의 여행법.
 사진 이외의 것들로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배타고 갈 때 교회 봉사나온 아주머니들에게 김밥을 얻어먹었고 (교회다닌다 거짓말해서 죄송, 10년 전엔 다녔어요), 모도에서는 인사하는 사람들마다 살갑게 받아주고, 모도 나올 때는 친절한 부부 (맞나?) 에쿠스에 얻어타고, 버스타고 올 때는 갈 때 같이 갔던 낚시꾼들 만나 인사나누고, 조각공원 뒤 바닷가에 사는 분과 안면이 터서 오는 길에 도란도란 얘기 나누고. 바닷가에서 자갈돌로 굴 까서 네 점 먹고, 양조장에서 마악 만든 듯한 막걸리에 선착장 매표소에서 굴을 사서 집에서 가족들과 맛나게 먹은 것. 물론 굴의 시간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01234

012345

01234

012
사진은 모두 Contax ST & 100mmF2.8 MakroPlanar, DNP centuria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