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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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 끝...
3주 마다 한번씩 겪는 일요일 근무, 이번에도 백명을 넘어섰는데 억울한 죽음을 목격하고 조금 밀렸던 것 외엔 특별한 일이 없었다. 아무리 힘들어도 아침은 온다는 당연한 사실을 너무나도 고맙게 받아들이게 하는... 세상에 억울하지 않은 죽음이 어디 있겠나만, 45세의 그 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10.06.07 -
제발 정신 좀 차리세요.
일이 힘들진 않지만 짜증나는 날이 있다. 오늘이 그런 날. 방금 음주 후 구토하면서 피를 토한 젊은 아가씨. 내시경 안하고 집에 가겠단다. 돈이 없다고, 자기는 천애고아라고.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다고 말해도 막무가내. 만취할 정도로 술마실 돈은 있으면서... 귀가서약서 받고 보냈다. 자정 조금 지나서는 만취 상태로 구타당해서 온 학생, 응급실에서도 난동 피우고 경찰과도 싸우고 나중에 온 부친도 몰라보고... 진료를 받을 상태도 아니었을 뿐더러 보다못한 부친이 그냥 집에 데려갔다. 그외 자잘한 경우가 몇 건. 이런 경우를 지속적으로 보면 무덤덤해지는데도 생명을 초개처럼 버리려는 행동 앞에선 울컥하게 된다. 심신미약이란 말이 맞아들어가는 건지. 타산지석, 나부터 술마실 때 조심하자.
2010.05.08 -
100명 돌파!
일요일 근무하면서 본 환자 수... 다행히 중환은 없었고 대부분 경환. 아마도 매주말이 이럴진대,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사는 수밖에. 오히려 조금 마음 상한 것은 이에 추가된 요구사항: 주문을 좀 더 잘 받으면 어떻겠나, 추가 요리도 권하고 이왕이면 세트 메뉴로 권하게나. 을로 사는 인생, 고달픈 것이구나. 그나저나 이 홈피는 언제 일일 방문자 백명을 달성할꼬.
2010.04.05 -
재수 '옴' 붙었다.
전날 미친 듯이 달린 덕분에 해롱해롱, 힘들게 저녁 출근했더니 약들이 한 무더기 나와 있다. 지난 토요일 입원한 환자에게서 옴이 나왔다고, 접촉자 모두 약 발라야 한다고. 불쌍타 하고 넘어갔는데 10분 후에 떠올랐다. 그 환자에게 초음파를 갖다 댔다는 과거사. 나도 당첨됐구나. 구글링 결과를 보니 무조건 직접 접촉, 특히 장기간 접촉 시에 전염된다고 하는데, 다행히 나는 대부분 초음파 프로브로 접촉했고 직접 피부대 피부로 접촉한 것은 수 초 정도니 가능성은 떨어질 듯한데... 일단 린단은 전신에 발라뇠다. 아침에 샤워하고 퇴근하면 되겠지. 매일 2~3개의 알을 낳고 10일 정도 후에 성충이 된다니 옮겨졌다 해도 다른 이들에게 전파 가능성은 원 오브 싸우전드. 게다가 분당 2.5cm로 이동, 내 기억으로는..
2010.02.11 -
낙태를 둘러싼 논란
http://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403151.html 몇개월 전에 메디게이트 뉴스에서 기사를 봤을 때는 찻잔 속의 태풍이 되지 않을까 내심 생각했는데, 내 예상이 틀렸다. 엄청난 파문을 몰고 온 것 같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모든 산부인과에서 소수 의사들의 이런 움직임에 이를 찬성하는 것은 아니고 -현 수가에서 손실 보전의 한 방법이 되어 왔고 수요자의 강한 요구가 있었으니, 여성계에서는 여성의 선택권을 우선시하면서 반발하고, 종교계에서는 생명의 가치에 절대적 우위를 둬 대립각을 세울테고, 정부에서는 부서 별로 출산율 제고의 한 방편 또는 사회적 비용 증가 등으로 찬반이 갈릴 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조건부 낙태에 찬성하는 편이지만, 이렇게 공론화되는 것이 바..
2010.02.07 -
새해 첫날의 교훈
하필 새해 첫날부터 근무 시작. 하필 새해 첫날부터 C-line, A-line, intubation을 시행. 요양병원 septic shock (패혈증성 쇼크). 올해는 또 얼마나 많은 심폐소생술과 술기를 해야 할까. 다행히 그 외에는 안 좋은 분들이 거의 없었는데, 한 할머니 아드님 댁에 오시면서 약을 안가져 오셨다고 할아버지 약 -슬프게도 전립선 약이 포함되어 있었다-을 대신 드시고는 서맥 및 저혈압으로 내원. 서맥은 생명줄을 간신히 잡는다는 느낌이기 때문에 굉장히 긴장된다. 처치도 꽤 살 떨리는 과정이고... 전날 이 내용으로 발표했는데~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좋아지셔서 일반 병실로 입원. 올라 실 때에는 웃는 얼굴로 보내드렸다. 며느님이 새해 첫날 고생한 셈. 교훈, 건강이 최고. 요양병원 뷁~~..
2010.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