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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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철학의 길, 20130419
은각사를 나와 왼쪽으로 꺾어지면 나온다. 그냥 길이, 많이 예쁜 길이. 수로를 따라 길게 연결되는 길. 그 동네 교수가 산책했다 하여 이름 붙였다는 철학의 길. 가서 보기 전엔 '참 이름도 잘 붙이네'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가서 보니 '이렇게 멋진 길에 그런 이름을 붙이다니...'라는 반응이 나온다. 아무튼 넉넉하고 좋았다. 벚꽃이 흐르는 수로를 따라 천천히 걸으면서 사이사이 인적 없는 골목을 기웃거리고 집에 들어가 구경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기도 하고, 조금 지치고 목마르고 해서 들어간 카페에서 커피와 샌드위치와 카레를 먹기도 하고, 작은 상점에서 동휘가 고민하다가 선택한 고양이 엽서를 사기도 하고... 계속 걷고 싶었지만 자정을 앞둔 신데렐라 마냥 시간에 쫓겨 중간에 길을 빠져 나와 아쉬움 속에 교토와..
2013.11.13 -
교토, 은각사, 20130419
전날 맥주-와인-맥주 더하기 하이볼로 달린 탓에 아침에 몸 추스리기 쉽지 않다. 하지만 마지막 날, 안들어 가지는 아침을 꾸역꾸역 먹고 빠른 체크아웃 때문에 숙소를 떠나 교토 역에 가서 짐을 보관하고 다시 은각사로 향한다. 엄청난 인파의 버스를 타고. 성수기를 살짝 비켰음에도... 은각사는 좋았다. 은칠갑은 없었지만 멋진 모래 정원과 연못과 이끼 정원이 있었고 많은 인팡도 느낄 수 있는 평화로움과 그 평화를 깨는 우리 아들이 있었다. 실내 입장은 따로 돈을 내야 해서 들어가질 않았는데 동휘는 많이 속상해 한다. 마룻 바닥에서 안거나 눕거나 하고 싶은 일곱 살의 마음. 조금 느긋하게 있고 싶었지만 시간이 부족한 관계로 밖으로 나와 철학의 길을 따라... 이 한 장의 사진으로 모든 것이 밝혀진다, 기념품 가..
2013.11.13 -
오하라, 교토. 201304.
호센인 - 오하라 버스터미널 G2, 21mmF2.8/35-70mmF3.5-5.6, Fujifilm Provia
2013.11.02 -
오하라, 교토, 201304
산젠인, 오하라, 교토. G2, 21mmF2.8/35-70mmF3.5-5.6, Fujifilm Provia
2013.11.02 -
교토, 산젠인-호센인, 20130418
산젠인에 들어섰다. 다행히 아직 꽃이 만발. 가족들에게 그나마 체면이 섰다. 자 마음껏 벚꽃을 즐기세요. 신발을 벗고 실내에 들어가 이동해서 정원에 들어서니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이 눈부시게 우릴 맞아주네. 아마도 가서 본 사람은 힘들게 온 것을 아쉬워하지 않을 풍경. 툇마루에 앉아 한참을 들여다 보게 만든다. 다들 조용히 위치를 바꿔가면서 잘 줄여놓은 자연을 즐긴다. 꽃 비가 풍경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주네. 밖으로 나와 산젠인의 마스코트, 아끼 정원의 동자승(?)을 보러 간다. 직접 보기 전엔 큰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았는데, 직접 보니 알겠더라. 석상은 부분일 뿐이라는 것을. 오래 살아온 나무와 힘들여 성장한 이끼와 고요하면서도 정적을 깨는 물. 잠깐 내리는 빛과 이를 돋우는 그림자. 시간만 된다 면 ..
2013.10.31 -
교토, 오하라, 20130418
3일 째는 교토 외곽에 위치한 오하라. 가이드북에 소개된 곳중에서는 가장 먼 곳. 거리상으로나 교통편으로나. 여길 선택한 것은 가본 사람들의 호평도 한 몫 했지만, 벚꽃이 거의 진 교토에서 그나마 꽃이 남아있지 않을까 해서. 꽃도 꽃이지만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시골 나들아 간 느낌. 지하철을 타고 종점인 국제회관에 가서 - 고쿠사이사이칸이라고 방송나오니까 동휘가 깔깔 웃으며 따라 읽으려 노력한다- 삼십 분 남짓 기다려 다시 버스를 타고 굽이굽이 산길을 꽤나 올라간다. 그사이 동휘는 잠들어 버리고. 자그마한 터미널에서 동휘가 잠에서 깰 때까지 눕혀놓고 기다려야 했다. 산젠인으로 올라가는 길, 약간의 경사가 있는 작은 길로 들어선다. 한 쪽은 작은 하천, 다른 한 쪽은 주택, 가게들. 하천을 넘어가 밭과 ..
2013.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