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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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8, 페티예
안탈랴에서 서쪽으로 가면 나오는 멋진 소도시. 도시 자체가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주변에 볼거리가 많다. 아름다운 산호초가 있는 해안을 가진 올루데니즈와 숨겨진 비경 파랄랴, 그리고 여전히 널리고 널린 유적들. 터키에 다시 가게 된다면 이 곳에서 일주일 이상 머무르고 싶은... 다시 혼자가 되어 페티예 시내에 위치한 적당한 숙소에 자리잡고 구시가를 돌아다니고, 마을 뒤 언덕위에 위치한 암벽 무덤을 구경하고 방목해 놓은 염소 떼를 지나쳐 이곳 저곳 기웃거리다가 빵과 맥주를 사서 들고 항구를 천천히 걸으며 그때까지 봐왔던 중 가장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하며 숙소로 돌아오고, 자그마한 테라스에 앉아 외로움과 더불어 맥주를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 다음 날은 올루데니즈에 가는데, 멋진 바다이다. 하지만 난 혼자이고,..
2010.10.29 -
200308, 안탈랴
지중해 연안에서 가장 큰 도시, 하지만 번잡하지 않고 -일단 구시가만 본다면- 볼거리가 많은 곳. 이 근처는 유적이 발로 차인다 할 정도로 많다. 지금 살기 좋은데 예전이라고 달랐겠는가? 축복받은 곳이다. 가장 멋진 것은 버킷(빠께쓰)를 들고 트램 종점에 내려 조금 걸어가면 만나는 멋진 백사장에서 즐거운 낮시간을 보내고 돌아가는 주민들을 보는 것. 그리고, 이곳에서 많은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우리 부부 인연의 끈인 공룡 형도 만나고. 처음에 올림포스에 들렀는데, 뭔가 내가 생각한 분위기가 아니다. 느긋한 분위기의 장기 휴양객들로 붐비는 모양새. 가난한 배낭여행자가 있기엔 뭔가 맞지 않다는 느낌에 발걸음을 돌렸는데, 입구에 그런 생각을 가진 자매를 만났다. 택시를 대절해서 유적지를 돌았다. '테르메소스'..
2010.10.19 -
200308, 아나무르
넴룻을 보고 내려와 각자의 길을 떠나고, 난 혼자 정처없이 남쪽으로. 갑자기 시리아에 들르겠단 지금 생각하면 어이없는 결정을 내리고 시행하려 했지만, 산르 울파라는 도시에서 좌절. 너무나 더웠다. 잠을 못 이룰 정도, 샤워기를 틀면 무조건 뜨거운 물이 나올 정도로. 그래서 아침 일찍 조용히 떠났다. 지중해 쪽으로. 지도 보고 목적지 정해서 대충 탄 버스에서 내 여행 최대, 아니 내 인생 최대의 순간을 경험하는데... 터키 여학생이 내 옆에 앉아가다가 - 이슬람 국가라 웬만해선 이성과 붙어 앉지 않는다- 나에게 눈이 예쁘다고. 헐... 두고두고 자랑삼아 얘기한다. 돌아오는 반응은 뻔하지만.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많지 않고 터키 사람들이 즐겨 찾는 지중해 연안의 작은 도시 아나무르.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2010.10.19 -
200308, 말라티아/넴룻산
카파도키아에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떠난 넴룻산. 말썽 많은 야간 버스를 타고 떠났다. 우리에게 자리가 없는 좌석을 파는 파렴치한 짓을 저지른 것. 버스 타고나서야 그 사실을 알고 항의를 하는데, 좌석 앉은 사람들이 자리를 양보해서 어찌어찌 앉아 갔다. 내릴 때는 어딘지 모를 외곽에 내려주었고. 다행히 멀지않은 거리여서 투어 사무실에 잘 찾아갈 수 있었다. 정오까지 공원 근처에서 빈둥빈둥, 재래시장 구경하며 말린 살구와 생 살구와 토마토를 사서 가면서 먹고 넴룻산 올라가서 먹고. 론리에 쓰인 'Apricot capital'이라는 표현대로 싸고 맛있다. 도시 자체도 평화로운, 사람들은 호기심 많은 작은 소도시. 시간이 되어 미니버스를 타고 넴룻산에 오른다. 세시간이나 걸려서. 유적 바로 아래 있는 작은 호텔..
2010.10.19 -
200307, 하투샤, 터키.
사람들이 거의 가지 않는, 가서도 다른 관광객을 만나지 못한 곳. 터키 아나톨리아에 기반을 둔 대제국 히타이트의 수도였다. 제국이 무너진 후 완전히 잊혀져 있다가 19세기에 발견되어 20세기에 그 전모가 드러난 잊혀진 왕국, 터키에 관한 책을 찾다가 도서관에서 발견. 반드시 가야만해! 였지만 가보니 황량한 언덕. 가이드를 하려던 젊은 청년과 피크닉하던 터키 사람들, 그리고 한참 아래에 꼬물꼬물 보이던 유적 발굴팀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그 넓은 대지에 혼자 뚜벅뚜벅... 하지만 좋았다, 정말로. 왠지 하루키 소설에 등장할 성 싶은 슬픈 표정의 아저씨가 운영하는 숙소에서 저녁으로 (모르고) 간요리를 시켜서 맥주와 함께 먹고, 너무 많아서 맛도 그저 그래서 남기고, 혼자서 도미토리 큰 방을 독차지하고 자다가..
2010.07.22 -
200307, 아마시아, 터키
터키 중북부에 위치한 인구 십만의 작은 도시. 19세기 오스만 투르크 시대의 건물들이, 거리가 그대로 남아 있다. 산 위에는 성채가, 그 아래 폰투스 왕의 무덤들이 - 쓰레기들이 널부러져 있고 지린내가 나긴 했다, 그 발치에 오스만 목조 건물들이 늘어서 있고 강 맞은 편에는 많은 모스크와 자그마한 박물관이 있다. 느릿느릿 거닐기에 좋은 도시. 토마토를 사려는데 공짜로 주는 마음 착한 아저씨에 감사하고, 차이하네에서 홍차를 마시고 가게 안 소일하는 아저씨들 구경하고 - 그 역도 성립- 오래된 거리에서 아이들 쑥덕거리는 모습 찍어주고,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사먹으며 모스크 한켠에서 더위를 식히고 밤에 현지 가족의 초대를 받아 안되는 영어로 이 얘기 저 얘기 하고... 이방인에게 친절한, 또 가고픈 평화로운 곳..
2010.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