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8, 안탈랴

2010. 10. 19. 18:19travels/etc...

 지중해 연안에서 가장 큰 도시, 하지만 번잡하지 않고 -일단 구시가만 본다면- 볼거리가 많은 곳. 이 근처는 유적이 발로 차인다 할 정도로 많다. 지금 살기 좋은데 예전이라고 달랐겠는가? 축복받은 곳이다. 가장 멋진 것은 버킷(빠께쓰)를 들고 트램 종점에 내려 조금 걸어가면 만나는 멋진 백사장에서 즐거운 낮시간을 보내고 돌아가는 주민들을 보는 것. 그리고, 이곳에서 많은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우리 부부 인연의 끈인 공룡 형도 만나고.
 처음에 올림포스에 들렀는데, 뭔가 내가 생각한 분위기가 아니다. 느긋한 분위기의 장기 휴양객들로 붐비는 모양새. 가난한 배낭여행자가 있기엔 뭔가 맞지 않다는 느낌에 발걸음을 돌렸는데, 입구에 그런 생각을 가진 자매를 만났다. 택시를 대절해서 유적지를 돌았다. '테르메소스'라는 언덕 위에 만들어진 옛 유적지. 가다가 어린 들러리를 보고, 도로 위를 엉금엉금 걷는 거북이의 통행을 기다리기도 하고, 산 위의 멋진 대공연장을 보다가 중간에 산 과일을 나눠 먹고... 다시 시내로 돌아와 택시 기사 아저씨가 소개해 준 식당에서 맛있는 저녁을 먹고 짧은 일정의 자매와 헤어진 후 구시가에 위치한 저렴한 숙소로 긴 하루를 마무리.
 다음 날은 고고학 박물관에 가서 과거의 영화를 둘러 보고, 입구에 위치한 부스에 눈길이 가 확인해 보니 아스펜도스 음악 축제란다. 다음 날 표를 구입하고 구시가지에 돌아와 더위를 식히다가 다른 사람들과 만나 얘기. 이런 표를 구입했다 하니 다들 관심을 보인다. 모두 같이 가기로 합의.  
 다음 날 저녁에 아스펜도스 극장에서 하는 공연은 '카르미나 부라나', 박력있는 합창에 옛 대극장 야외 무대의 분위기에 녹아들어간 사람들의 기나긴 기립박수. 클래식 초보의 귀와 눈에도 대단하게 느껴지던 공연. 돌아와서 파도 소리 들으면서 도란도란 술을 마시고. 라키라는 술을 콜라에 타먹었는데, 숙취로 다음 날 낮에야 일어났다. 망할 라키.
 헤어질 시간, 아쉬움을 느끼면서 길에서 다시 만남을 기약하고 각자의 길을 떠났다. 구시가의 아련한 기억, 입구에 있던 작은 빵집과 살짝 경사진 길, 인적 드물던 한 낮의 골목. 그리고 짧은 시간을 공유한 사람들. 특별했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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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보니 참 촌스럽게 다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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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르메소스 유적, 산지에 도시가 형성된 경우는 드물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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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램 종점에서 바라 본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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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대공연장을 리노베이션한 아스펜도스 극장, 거의 만원이었다. 표값은 이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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