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ada에서 거지되다, Granada, Spain. 06/04/23

2007. 8. 23. 04:20travels/유럽, 2006

Malaga에서 일찍 출발해 한시간 반만에 Granada에 도착. 잠을 그렇게 자댔으니 일찍 움직이지 않을 리가 없지. 가는 길은 황량한 느낌의 평원과 계곡, 유럽같지않은 느낌이다. 그라나다, 참 어감이 좋다. 혹 알람브라가 없었어도 여행지로 선택했을 수도? 그라나다에 내려 시내버스를 타고 중심가로 들어선다. 버스 안에서 현지인 커플에게 내릴 곳을 몯는데 이것들이 잘못 설명. 다음에 내리라는데 마악 지나가는 대성당. 뻘쭘한 표정의 두사람, 덕분에 더위에 조금 더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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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는 알람브라 아래의 광장으로 잡았다. 짐을 풀고 바깥으로 나간다. 대낮의 뜨거운 햇살, 아직 4월 초반인데도 무척 덥다. 일단 현금이 다 떨어져서 돈을 찾아야 하는데, ATM에서 현금 인출이 안된다. 처음엔 기계 문제인가 했는데 모조리 안된다. 알고 보니 휴일은 출금이 안되는 것. 망할 하나 체크카드. 그런 다급한 상황에서도 아이스크림과 과일과 음료수는 산다. 먹고는 살아야지. 마음이 우울해지려는데 이 뜨거운 햇살 아래서는 상황이 우습기만 하다. 그래서 라틴인들이 열정적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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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숙소에 들렀다가 알바이신쪽으로 올라간다. Albayzin, 알람브라 맞은 편에 위치한 옛 무슬림들의 거주지. 언덕을 오르다 보면 수많은 골목들과 예스런 하얀 건물들 사이를 탐사할 수 있다. 흡사 우리네 달동네, 차이가 있다면 한 쪽은 멸절되고 있고 한 쪽은 수백년을 살아남았다는 것. 그 햇살에서 한걸음 비켜나 벽에 손을 대며 걷다보면 아래쪽 세상의 흐름과 다른 여유로운 움직임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아, 골목 골목이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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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소한 밴드의 락 공연이 펼쳐지는 Plaza Nueva 옆길을 따라 주욱 올라가다가 길 하나를 택해 좌회전해 올라가 미로 여행 시작, 론리 지도에 나와 있긴 하지만 어딘지 모르고 거닌다. 우리네 골목길을 다닐 때도 지도를 보면서 걷진 않으니. 경민과 웃으면서 걸어다니는 사이 모스크를 교회로 바꿨다는 Colegiata del Salvador가 나온다. 잠시 들어갔다가 경건함을 느끼면서 다시 밖으로 나오는데, 맞은 편이 왁자지껄하다. 가까이 가보니 동네 축제, 마을 사람들 모여 술과 간단한 안주 tapas를 먹고 있다. 사람들 사이 스윽 끼어서서 맥주와 샹그리아에 돼지고기류를 시켰다. 많이 서투르다. 맥주의 1/3은 흘려버리고 안주는 잘못 나오고. 그래도 인간적이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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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딸딸하게 자리를 떠서 다시 골목으로, 걷다보니 Mirador San Nicolas라는 전망좋은 광장이 나온다. 사람들 많이 모여 있고, 멍멍이들도 왔다갔다하고 좌판에 악세사리 파는 이들도 있고, 당하진 않았지만 소매치기들도 있다 한다. 자리에 앉아 사가지고 온 사과를 씻어 먹으며 경치 구경, 사람 구경에 시간가는 줄 모르겠다. 다시 골목을 돌아다니며 숙소로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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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ATM을 찾아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다. 이번에는 주변 구경이 주가 됐다. 어둑어둑해지는 그라나다를 걷는데 돈이 없으니 조금 서글프긴 하다. 중국인 구멍가게에서 딸기우유랑 하이네켄 맥주랑 빵이랑 사니 담날 알람브라 입장료 조금 넘는 돈이 남았다. 아, 돈이 없으면 서글픈 것이구나. 그라나다의 슬픈 외국인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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