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s(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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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적사 방문 6/13
이번에는 서울을 벗어나 보자 하여 선택한 곳, 남양주 덕소에 있다.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의정부 역 승강장에 내려서니 전철이 막 출발, 회기역에서는 15분 정도 기다리고, 덕소역에서 나오니 미을버스가 휘잉 지나간다. 이런 경우를 당하면 세상의 99.99%가 나에게서 등을 돌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 한마디로, 기분 더럽다. 덕소에서 60번 마을버스를 타고 월문리 종점에 내린다. 평범하고 약간은 어수선한 흙먼지 날리는 길가, 골프 연습장, 음식점들을 지나쳐 긴 계곡길을 올라가다 보니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진다. 계곡에 상을 펼쳐놓고 음식을 팔고 있다. 평일 낮이지만 몇몇은 술판을 벌이며 놀고 있다.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전국 대부분의 계곡들이 이럴진대 금수강산이란 말은 저너머 수억 광년 떨어진 곳에..
2007.06.30 -
'벽초지 문화수목원'에 다녀옴, 6/20.
서울 밖에서 사진을 찍고 싶어 - 그래봐야 경기 북부지만- 인터넷을 뒤져 찾아낸 곳, 한번도 가보지 못한 파주 광탄이란 곳에 있단다. 휴전선에 가까운, 세상의 끝과 맞닿은 곳이란 느낌이 드는 곳이지만 서울역까지 가는 서울 파랭이 시내버스가 있단다. 의정부 중심에서는 한번 갈아타는 경로를 확인했다. 벽초지문화수목원과 인근한 보광사에 들르기로 결정했지만 시작부터 삐긋했다. 일 끝나고 아침으로 라면을 먹고 나니 아홉 시, 한시간에 한대씩 있는 버스가 중앙로를 떠날 시간. 한시간을 기다리느니 고양동 쪽으로 돌아가자, 해서 고생길 자초. 버스타고 송추에 내려 15분을 기다려 3700번을 타고 고양동으로, 도착했더니 마악 떠나는 광탄행 버스 두 대의 뒤꽁무니를 보며 신은 내 편이 아닌갑다, 한숨이 나온다. 음료수 ..
2007.06.22 -
Sketches of Spain, Barcellona, 06/04/19
한동안 즐겨 듣던 Miles Davis의 앨범 제목처럼, 우리는 스페인의 풍경을 꿈꿨었고, 지금은 그리워하고 있다. 극히 일부 지역을 느슨하게 느꼈을 뿐이긴 하지만... 서구인들에게도 에스파냐란 나라는 뭔가를 꿈꾸게 만드는 특별한 곳, 굳이 이상향까지는 아니라도, 열정과 자유의 땅으로 인식되는 듯 하다. 우리가 머물렀던 4월의 안달루시아는 이미 뜨서운 태양이 비치는 여름이었고 그 햇살을 따라 많은 관광객들이 오가곤 했다. 첫 목적지는 바르셀로나, 범죄의 도시로 악명높은 곳. 이탈리아에서 몇다리 거치면서 거의 전설로 승화된 일화들을 꽤나 많이 들었다. 제일 유명한 건 강도가 칼을 들이대면서 노트를 건네는데 거기엔 각나라 언어로 요구사항이 적혀 있고 한글로는 '복대 내놔'란 글구가 들어있다는... 밀라노에서..
2007.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