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0. 31. 08:46ㆍtravels/교토, 일본, 2013
산젠인에 들어섰다. 다행히 아직 꽃이 만발. 가족들에게 그나마 체면이 섰다. 자 마음껏 벚꽃을 즐기세요. 신발을 벗고 실내에 들어가 이동해서 정원에 들어서니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이 눈부시게 우릴 맞아주네. 아마도 가서 본 사람은 힘들게 온 것을 아쉬워하지 않을 풍경. 툇마루에 앉아 한참을 들여다 보게 만든다. 다들 조용히 위치를 바꿔가면서 잘 줄여놓은 자연을 즐긴다. 꽃 비가 풍경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주네.
밖으로 나와 산젠인의 마스코트, 아끼 정원의 동자승(?)을 보러 간다. 직접 보기 전엔 큰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았는데, 직접 보니 알겠더라. 석상은 부분일 뿐이라는 것을. 오래 살아온 나무와 힘들여 성장한 이끼와 고요하면서도 정적을 깨는 물. 잠깐 내리는 빛과 이를 돋우는 그림자. 시간만 된다 면 오래 머물고 싶은 장소였다.
여운은 여운이고, 허기는 허기. 점심시간이 지나 텅빈 식당에서 점심. 내륙에 위치한 교토이기에 유명한 말린 청어를 넣었다는 니신 소바를 먹었는데 생각보다 비리지 않고 먹을 만 했다. 시장이 반찬이기도 했고. 청정 오하라에서 재배한 야채로 만들었다는 야채절임도 샀다. 동휘가 너무 맛있게 혹은 게걸스럽게 시식을 해서...
잠시 걸어 도착한 곳은 호센인. 800엔이라는 엄청 비싼 입장료에 잠시 망설였지만, 이 곳이 오늘의 마지막 장소이고 차 값이 포함된다는 것에 입장하기로 결정했다. 여기도 폐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고즈녁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액자 정원이라는데, 차를 마시면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 다다미의 질감을 느끼면서 편하게 반와반좌의 자세로. 여기에서도 작지만 거닐 수 있는 작은 정원이 있어 천천히 한바퀴 도니 폐관 시간. 버스터미널로 내려가는 샛길은 아무도 없이 우리 만의 즐거운 시간으로.
돌아가는 길, 버스타고 오랜시간 이동해서 교토 번화가에 위치한 폰토쵸에 어느 블로거가 올린 쿠시가츠 집에서 저녁 겸 반주. 조금 허전해서 숙소 근처에서 우연히 발견한 타파스바에서 와인. 역시나 즐거운 하루 마무리.
습작...
곳곳에 푸르름이...
언니를 찍으려는 게 아니라구욧...
디테일이 살아있는...
우리가 감상하는 동안 계속 작업하시던...
사실 벚꽃이 흩날리고 있었다...
신성한 경내에서 발칙하게 드러눕다니...
동백꽃도 떨어지고,
이제 피어나는 잎이 빛을 발하고,
아름다운 연못에,
불당의 유려한 곡선에 정신을 빼앗기고,
보기만 해도 평화로워지는 산책길,
덧없음일까, 평화로움일까...
벚꽃은 살아있다, 나도 살았다~
여기까지 산젠인.
호센인은 더 압축된 느낌.
역시나 살아있다, 벚꽃.
측면에서 본 정원...
정면은 배터리가 나가서 필름으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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