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산보, 09/09
2009. 9. 11. 01:08ㆍphotos
가끔은 돌아가는, 막히는 버스가 나을 수도 있다. 일끝나고 시내 갈 때 한시간 반, 광화문에서 집으로 올 때 한시간 반동안 반혼수상태에 빠져 있었다. 간신히 사직공원 앞에 내려서는 뚝딱뚝딱 공사중인 사직공원 안에 들어간다. 내 초딩 때의 독서의 열정이 살아 숨쉬던 그곳. 어린이도서관. 내가 보기엔 그때보다 별로 커지진 않았네. 내가 그만큼 커다래져서인가. 그 앞 자그마한 놀이터에는 아이들이 가방 팽개치고 뛰어 놀고, 뒤쪽 너른 공원에는 느긋하니 누워 자는 사람들 몰래 숨은 고양이 옹기종기 모인 비둘기들 오랜만에 동창회 하는 듯한 초로의 일행들. 평화로움에 젖어 나도 사알짝 누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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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가 아직 안풀려 버스타고 삼청동. 원래는 안국동에 내려 걸어 올라가려 했으나 길이 막히고 말이 보여 경복궁 앞에서 내렸다. 말이다, 승마경찰이라나. 피식 웃을 수도 있는 상황인데 일단은 재미있다. 나말고도 사진 찍는 사람들 참 많다. 문제는 말들이 말을 잘 안듣는다는 것. 넓지 않은 광화문 소로에서 까딱 사고를 칠수도 있겠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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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발길을 돌려 경복궁 옆길을 따라 삼청동까지 휘적휘적 걸어가고. 참 많은 카메라들을 발견한다. 동질감은 느껴지질 않아, 뭘 그런 걸 바라나. 살짝 골목을 들어갔다 나오기를 여러 번. 참 많이도 익숙해진 길이지만, 여전히 골목길은 새롭고 큰길의 가게들도 계속 바뀐다. 하지만 나의 사진은 별반 차이가 없구나 뼈저리게 느끼고... 그래도 햇살은 끝내주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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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오늘의 목적지 도착. 콘클 회원이신 차*즈님의 카페 '잠꼬대'. 하얀 계단을 올라 가니 환한 햇살이 눈부시다. 창가에 앉아 드립 커피를 청하고, 조금 부끄럽지만 인사 나누고. 맛있게 예가체프를 즐기고, 한 잔 더 만들어 주셔서 염치 불구하고 감사히 마시고. 굉장히 편안하고 즐거운 장소. 잠시 손님이 없어 얘기 나누다 손님 슬슬 더 생기고 시간도 되고 해서 아쉽지만 발길을 돌려야 했다, 다음에 또 들르겠다고 인사하고. 평화로운 평일 도심 산보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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