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식사 후 버스를 타고 보르게세 미술관에 가서 표를 예약. 이곳은 관람 시간이 두시간으로 한정되어 있고 관람 인원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예약이 꼭 필요하다. 번거롭다 생각했지만 보르게세 공원이 근사해서 그 안을 걷는 것이 즐거웠다. 가다가 예쁜 고양이와도 놀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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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광장에 걸어서 도착했는데, 광장 자체는 생각보다 별 감흥이 없었다. 영화에 너무 멋지게 표현되어서인가? 뭔가 기억할만한 사건이 없어서일지도. 여기서부터는 길찾기가 무척 쉽다. 사람들 걷는 길로 다니면 뜨레비 분수, 판테온, 나보나 광장이 연달아 나온다. 성당을 본 후 근처에서 2유로하는 피자 두 조각을 사서 길가에 앉아 먹는다. 좀 없어보이지만 맛은 최고. 도시의 유적들 보는 것도 즐겁지만 이곳 사람들의 여유 넘치는 삶을 흘끔 들여다 보는 것도 재미있다. 나보나 광장 가는 길에 카라바조 그림이 있다는 성당에 들렀으나 점심시간이라 문이 닫혔다. 참으로 카라바조와 인연이 없는 여행이다. 다음 날 들어간 보르게세 미술관에도 카라바조는 대여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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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나 광장에서 느긋하게 쉰 후 론리플래닛에 소개된 가게에서 젤라또 사먹고 성까지 걸어간다. 성 입장료는 5유로, 들어가지 않기로 한다. 성 앞의 난간에 걸터앉아 무료인 따스한 햇살을 맞이한다. 로마의 봄날 햇살은 참으로 우리 몸을 편안하게 이완시킨다. 성을 한바퀴 돌고 버스 놀이. 떼르미니 역에 가서 다시 버스 타고 중심부로 내려와 Argentina 광장에 내린다. 맞은 편에 신전 터가 있다. 현재는 고양이 보금자리로 쓰인다고. 고양이 기념품을 판 돈과 기부금으로 길고양이들에게 숙식을 제공한단다. 기념품을 사고 싶었지만 여행 초반이라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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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들 노는 것 구경한 후 트램을 타고 Trastevere로 향한다. 나중에 우리가 가져간 소설 '백년의 고독'에 이곳이 나온 것을 보고 둘이 웃었던 기억이... 진정한 로마라고 한다는, 관광지에서 벗어난 호젓한 분위기의 주거 지역. 느릿느릿 골목 구경. 카페에 들어가 카푸치노 한 잔. 천오백원에 맛있게 마신다. 오래된 성당을 본 후 캄피돌리오 언덕까지 걸어가 언덕 위에서 포로 로마노 바라본 후 숙소로 돌아갔다. 참으로 많이 보고 많이 걸었다. 밤에 숙소의 사람들과 포로 로마노, 콜로세움의 야경 감상. 맥주 한 잔으로 하루를 마감한다. 나는 어이없게도 무알콜 맥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