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1. 28. 02:36ㆍtravels/필리핀, 2013
2013년의 첫 여행, 그리고 생애 첫 필리핀 여행. 이상하게도 필리핀은 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는데, 하나는 내가 물놀이에서 큰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다는 것, 다른 하나는 필리핀이라는 나라의 안전에 대해 믿지 못했다는 것. 물놀이의 즐거움은 동휘 뒤치닥거리하면서 얻게 되었고, 안전에 대한 불신은 저가항공권의 등장으로 순위가 밀리게 되었다. 작년 가을 미리 구입한 세부퍼시픽 항공권으로 나름 저렴하게 세부-보홀-까미귄에 다녀올 수 있었다. 처음 간 필리핀 가족여행은 아주 즐거웠다.
세부퍼시픽을 타고 세부에 도착하니 새벽 두시 남짓, 바로 보홀섬으로 넘어가는 일정으로 아침 배를 타야했기에 공항에서 노숙하기로 마음먹었다, 어리석게도. 세부 공항은 아주 작다. 도착 구역에 쉴만한 공간이 없다. 다행히 경비 아주머니에게 얘기를 하니 출발 구역에서 쉴 수 있게 해 주었다. 동휘는 짜증내지 않고 먹고 놀고, 나와 경민은 돌아가며 의자에 누워 잠깐 쪽잠을 청한다. 배 시간에 맞춰 6시쯤 선착장으로 이동하고, 배에 타서 비몽사몽, 내려 트라이시클을 타고 탁빌라란 시내 숙소로. 요금을 싸게 불러 좋거니 탔는데 이동하면서 투어를 하라고 꼬신다. 거기에 넘어갔는데... 아주 힘들었다. 트라이시클로 이동하기엔 너무 먼 거리였던 것.
숙소에 짐을 풀고, 아침을 주문해서 먹고나서, 나는 피곤에 쩔어 침대에서 잠시 자고, 수영장을 본 에너지 덩어리 동휘와 이에 억지로 끌린 경민은 수영장에서 놀고, 나는 마눌님 눈치 보고...
한낮에 트라이시클 기사가 와서 보홀 투어. 시내에서 과일과 빵을 사고, 가장 오래된 석조 건물이라는 바클라욘 성당에 들르고, 로복 강은 패스하고 - 무리한 공항 노숙의 부작용으로, 사람들이 가장 작은 영장류라고 잘못 알고 있는 타르시어 - 안경원숭이 보호구역으로 가서 손바닥보다 작은 애들이 자는 것을 구경하고 뭐든 사고싶어하는 동휘에게 작은 인형을 사주고, 키세스 모양으로 생긴 봉우리들이 가득한 쵸콜렛 힐에 오르고. 내려오니 이미 해는 지려 하고, 오토바이 택시를 타고 돌아 가기에 길은 험하고 멀고 게다가 동휘는 잠들어 버리고 내 허리와 엉덩이는 과부하에 걸려 얼얼해지고...
다시 탁빌라란으로 들어와서 미리 봐둔 게요리 집에 가서 맛있는 저녁으로 하루를 마무리, 하려다 술이 부족해 숙소에서 다시 시내로 나갔다가 술 파는 곳을 못찾아 30분 정도 헤매다가 간신히 발견한 약국에서 냉각안된 맥주를 사고 들어오는데, 숙소 입구 주유소에 붙어있는 편의점에 시원한 맥주가 있는 것을 발견하곤 잠시 맨붕에 빠진 후 산미구엘로 하루를 마무리.
먹다 남은 뿌셔뿌셔와 비싸게 산 쉐이크로 충분한 동휘,
배에서 출발하기 전, 세부 항구의 여명.
아주 작지만 아침 포함 3만원이라는 가격때문에 만족한 곳.
방에서 푸우가 되어 놀기도 하고,
저래 보여도 나름 대중교통이라오~
여기서 과일을 사고,
겉은 허름하고,
내부도 세련되진 않았지만
스테인드 글라스를 통해 빛이 멋지게 비친다.
왜 여기에 이런 물건이...
이 작은 걸 타고 다녔다니...
안경원숭이, 귀엽다.
눈은 뜨지만 움직이진 않는다...
ㅎㅎㅎ
바로 전에 산 인형을 전망대 올라가면서 계속 만지작...
대충 이렇습니다.
통채로 튀겨 소스를 부은 게요리. 이래 보여도 맛있다.
'travels > 필리핀, 2013' 카테고리의 다른 글
Camiguin, 필리핀, 20130203 (2) | 2015.04.20 |
---|---|
Camiguin, 필리핀, 20130202 (0) | 2015.04.20 |
Camiguin, 필리핀, 20130201 (0) | 2013.12.26 |
Camiguin, 필리핀, 20130131 (0) | 2013.12.26 |
Anda,보홀, 필리핀, 20130129-0131 (0) | 2013.1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