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우스를 매혹시킨 Calypso의 섬, Gozo, 2006/04/07
2009. 9. 3. 00:32ㆍtravels/유럽, 2006
느긋하게 일어나 아침 먹고 준비하고 나와 Gozo 섬으로. 원래는 하루 잘 예정이었는데 Amalfi에서 하루를 잡아먹는 바람에 말타의 일정이 하루 빠졌다. 시칠리아간 배편이 매일 있는 것이 아니다. 덕분에 굉장히 빡빡하게 돌아다닐 수 밖에 없었다. 느릿느릿 버스타고 다시 페리로 갈아타고 다시 버스로 갈아타 Victoria 방문. 비수기라 버스가 거의 없어 먼저 출발하는 버스 타고 Dwejra로. 가면서 세계대전의 폭격시 폭탄에 맞았지만 파괴되지 않았다는 특별한 Mosta dome을 지나친다.
Gozo의 관문, 항구 마을 Mgarr에서 멋진 배들, 사람들을 구경한다. 우리가 들고 다녔던 론리 플래닛의 표지 사진과 흡사하다.
버스를 타고 Victoria에 가서 피자를 사서 공원에서 먹고, 고양이 구경하고 언덕 위에 위치한 성채를 거닌다. 전날의 Mdina와 비슷한 분위기지만 더 조용하고 경치가 더 좋다. 망루에 올라 황량해 보이지만 풍요로운 대지를 지켜본다.
다시 버스정류장으로 내려와 Dwejra로 이동. 주어진 시간은 한시간. 여차하면 4km를 걸어야 한다. 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자연이 인간을 압도하는 곳, 정말이지 Calypso가 살아 선원들을 유혹했을 법한 곳이다. 거대한 절벽, 계곡, 해상 동굴, 거친 파도...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다시 버스타고 Victoria로 돌아와 항구행 버스로 갈아탄다. 웃기는 것은 우리와 같이 배타고 버스타고 들어왔던 할아버지들이 우리가 여기저기 구경했던 네시간동안 계속 술집에 앉아 술만 마셨던 것. 불콰한 얼굴로 버스 기다리는 우리에게 어디서 왔냐고, 한국에서 왔다니까 자기네들은 네덜란드에서 왔다고. 반사적으로 '하이네켄'을 입 밖에 냈더니 한 할아버지 35년 동안 하이네켄에서 일했다고. 돌아오는 버스에서도 계속 노래부르며 즐거워한다. 참 대단한 사람들이다.
돌아오는 길도 길고 길었고, 발레타에 돌아오니 할 게 없었다. 저녁으로 론리에 소개된 레스토랑에서 남은 돈 탈탈 털어 스파게티 시켜 맛있게 먹었고, 일찍 잤다. 다음 날은 새벽에 배를 타야 해서 일찍 자기도 해야 했지만,유럽여행에서 가장 일찍, 많이 잤던 나라인 듯. 이 작고 쓸쓸하고 사랑스러운 섬에서의 마지막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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