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0. 31. 02:32ㆍtravels/교토, 일본, 2013
지난 봄에 교토에 다녀왔다. 오사카에 가는 일본 저가 항공사 피치항공- 일명 날으는 고속버스-에서 프로모션으로 싼 가격에 표를 뿌려대서, 마치 파블로프의 개가 된 양 뒤도 안돌아보고 냉큼 질렀다. 처음엔 동휘와 둘이, 나중엔 경민도 같이. 벚꽃 시즌을 굳이 어긋나게 날을 잡은 나는 그 사실을 알고 망연자실했고, 싼 거 외에 장점을 찾기 힘들었던 피치항공은 많이 어설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토는 아주 좋았다. 지금 다시 사진을 정리를 하니 생각보다 더 좋았던 것 같다.
여차저차해서 파주에서 교토에 무사히 도착했고, 교토역에서 숙소까지 거리가 있었고 날씨도 더웠지만 잘 걸어서 찾아갔고, 호텔에 짐을 풀고 기요미즈데라까지 버스로 잘 이동했다. 문제는 이제부터. 구입이라는 행위에 굶주려 있던 동휘가 기요미즈데라 올라가는 길에 무수히 널린 선물가게에 누이 뒤집힌 것. 걸음 옮길 때마다 이것 사달라, 저것 사달라 조르는 것. 첫 날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사 줄수는 없는 일. 윽박지르고 어르면서 험난한 길을 헤쳐 지나갔다.
언덕 위에 위치한 청수사, 기요미즈데라는 사람들로 만원. 꼭 가봐야 할 곳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의 이구동성이 이해가 갔다. 동휘가 이따금 통제가 안되긴 했으나 즐겁게 경내 감상을 하고, 사실 잘 모르고 넘어간 것이 대부분, 물을 마셔야 하는 곳에서도 손만 씻는 행동을... 해질 무렵이지만 후줄근했던 하늘이 아쉬웠지만 첫 나들이 장소는 대만족.
내려올 때는 산넨자카 쪽으로 해서 야사카노토 쪽으로 걸어 내려갔다. 해질 무렵이지만 가게들은 상당수가 문을 닫은, 혹은 닫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 길 자체는 산책하기 정말 좋았다. 원래는 기온쪽으로 넘어가야 했지만 포기하고, 버스타고 숙소 근처로 이동. 여기에서 다시 버스타고 후시미 쪽으로 가려 했는데 버스정류장을 못찾아서 또 포기. 꼬치 집에서 꼬치와 맥주를 마시고 약간 불콰한 상태로 교토역앞 요도바시 카메라에서 슬라이드 필름과 카메라 렌즈를 사서 하루를 행복하게 마무리. 그런 나를 보면서 사러 교토에 온거냐고 타박하는 경민...
교토행 플랫폼에서 똑똑하게 사는 법을 읽는 동휘, 이 때까진 좋았다.
갤러리호텔 anteroom, 아늑하고 좋았다. 이메일로 예약 변경할 때도 친절하게 잘 처리해줬고.
절대 편의점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동휘...
우리에겐 곳곳이 지뢰밭,
태운 손님이 떠나는 모습을 끝까지 배웅하는 인력거꾼,
예쁘고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참 많이도 있었고,
드디어 기요미즈데라에 도착. 멀고 험한 길이었지.
꽃이 완전히 지진 않아서 덜 민망...
손씻는 물...
아빠, 저길 좀 봐, 멋지단 말이야. 라고 말하는 듯 한.
저길 배경으로 찍어달라는 행동이었는지도...
본당을 가로질러 찍고,
본당을 찍기도 하고
밑으로 내려와
마셔야 하는 오토와노타기에서도 손을 씻고, 동휘 연애 못하면 우리 때문?
다시 밖으로 나와
넘어지면 삼년 안에 죽는다는 산넨자카를 무사히 지나,
바닥에 붙어 있는 귀여운 인형 장식을 관찰하고,
기모노 입은 관광객 아가씨들 뒷태도 찍고,
예쁘게 키우는 화분도 보고,
술래잡기 하자며 뛰며 걸으며 야사카노토를 지나고...
교토역 분수쇼를 보고 무사히 하루를 마친다~
이런 걸 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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