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다크에서...

2011. 2. 7. 18:10travels/etc...

 여기는 정말 자연이 인간을 압도하는 그런 곳이다. 인간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인간을 왜소하게 만드는 곳. 많은 생각들, 돌아가서 어떻게 살 것인가, 졸업 후 어떤 삶을 누릴까, 현재의 위치, 여기 사람들에 대한 생각... 한가지 확실한 건 내가 받은 것에 대해, 처한 생황에 대해 감사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삶이란 건, 살아간다는 건 굉장한 의미를 가질 수 있구나. 삶의 방식, 위치가 아닌 삶 그 자체가. 그리고 조금 슬퍼졌다. 여길 두 번 다시 못 볼 수도 있다는 것에. 그리고 아마 내가 느낀 것들 금방 일상 속에 잊혀지겠지, 늘 그래왔듯이. 하지만, 한 순간 느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한순간의 충만, 행복.

 2002년 첫 해외여행 갔을 때 레 올라가는 길에 일기장에 쓴 글이다. 지금 다시 보니 너무 감상적이기도 하고, 조금 유치하기도 하고. 내가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첫 여행의 설레임, 두려움, 호기심, 막막함... 그 당시 생각하고 써놓은 내용 중에 몇몇은 맞았고 몇몇은 틀렸다. 슬프게도 안좋은 것들이 더 잘 들어맞았다. 삶에 대한 기쁨, 감사, 행복 등은 쉽게 잊혀지고 일상, 단조로움, 무기력같은 단어 들이 더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래도 한가지, 희망... 노력할 거라는, 달라질 거라는, 나아질 것이라는. 금방 파도에 쓸릴 모래성의 운명이라고 하더라도.
 라다크에는 언젠가 반드시 다시 갈 것이다, 함께.
 생각해 보면 첫 여행지가 너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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