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모도, 7/4

2007. 7. 21. 00:26travels/대한민국 이곳저곳

 오랜만에 멀리까지 나간 출사. 경기도이긴 하지만 정말 멀리 있다는 느낌이 드는 곳. 그냥 강화읍이나 전등사에만 갔으면 왕복 한시간씩만 썼으면 됐으련만 석모도에 들어가느라 오가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썼다. 집에서 일산 백석역까지 가서 960번 타고 중간에 설 수 있는 곳은 모두 간 후에 강화에 도착, 20분을 기다려 버스타고 석모도행 배편 선착장이 있는 외포리로 가서 배를 타고 석모도에 도착. 두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일단 석포 선착장에서 자전거를 빌렸다. 세시간에 오천원. 그리 좋진 않지만 문제될 것은 없는 정도. 비올 것 같은 꾸물꾸물한 날씨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초저녁에 집에 돌아오니 살이 벌겧게 익어 있었다. 사진도 쨍하게 나온 것은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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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깡을 기다리는 갈매기 떼들

 시간이 많지 않아 보문사까지만 가기로 하고 시계 방향으로 진행한다. 느릿느릿 진행하면서 괜찮다 싶은 장면을 카메라에 담는다. 납섬마을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큰 길을 빠져나갔다. 아주 작은 성공회 교회를 지나쳐 논일에 여념이 없는 아주머니 두 분을 멀리서 담는다. 아무도 없는 집을 지나치며 몰래 앵두 두 알을 가져다 입에 넣는다. 죄송하지만 너무 예쁜 바알간 작은 열매를 보고 지나칠 순 없었다. 주인이 출타한 집을 지키는 멍멍이 가족도 지나친다. 갯벌이 훤히 보이는 방조제에 올라보기도 하고 포장안된 내리막을 자전거타고 내려오다 돌에 자전거가 방향을 잃어 사타구니에 멍이 들기도 한다. 보문포구를 지나 다시 큰길로 나왔다. 후덥지근한 날씨에 탈진할 지경, 작은 가게에서 음료수를 사서 마시며 원기보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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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아담한 성공회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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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조제 위에서 바라본 갯벌

 민머루 해수욕장으로 가는 길목 한켠은 폐염전, 이미 오래 전 사살된 동물의 보금자리 흔적을 보는 듯한 느낌. 염전 가운데 쌓아올린 돌더미가 무덤처럼 보인다. 민머루 해수욕장에서는 사람들이 즐겁게 노닌다. 이미 안개가 자욱한 해변, 사람들은 모처럼의 휴식을 즐기고 나는 그 모습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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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글픈 폐염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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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안개 자욱한 민머루 해수욕장, 참 평화로웠다.
 
 
다시 큰길가로 나와 평화로운 시골 도로를 달리며 느긋하게 주변을 둘러본다. 작은 마을, 폐가, 애완견 산책, 해바라기 등을 지나쳐 오늘의 최종 목적지 보문사에 도착. 자전거 반납을 위해 전화했더니 구석에 놓고 가란다. 참으로 산뜻한 거래 관계. 정직하고 올곧은 나의 인격을 믿거나 뛰어봤자 벼룩인 나의 처지를 믿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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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제일 맘에 드는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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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도착한 보문사, 나는 이미 지쳐 있다. 좌판 할머니들을 지나쳐 내려올 때 들르라며 손에 놔주는 쑥튀김을 먹으며 경사 45도의 보문사 절집을 올라간다. 차들이 너무 많고 공사가 너무 시끄러우며 새로 짓는 건물에는 장중한 맛이 없다. 삐질삐질 땀흘리며 올라간 마애불은 평범하고 안개 때문에 바다도 보이지 않는다. 짱박혀 늘어져 있을 만한 공간도 찾을 수 없다. 군시렁 군시렁... 뭐, 그땐 너무 굶주리고 지쳐서 짜증이 났나보다. 지금 생각하면 아주 나쁘지만은 않다. 아무튼 사진은 잘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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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문사 입구 나물 파시는 할머니들, 그 바로 뒤 밭일하시는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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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니 멋있다, 자뻑의 시작...
 
 버스타고 선착장으로 돌아와 여러 번 갈아타는 긴 여정을 통해 집에 돌아왔다. 배운 점, 강화도민들은 친절한 편이다. 아무리 날씨가 흐려도 자외선 차단제는 바르자. 식사는 때되면 하는 것이 낫다...
G1 & G2, G21/G35/G90, Fuji Reala. 정말 오랜만에 21mm 사용해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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