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요르드를 처음 보다, Kotor, Montenegro. 06/06/05

2010. 1. 20. 03:48travels/유럽, 2006

 옛유고연방이 해체되고나서, 그것도 비극적인 결과로 끝났기 때문에 이 지역을 이동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워졌다. 하여 어쩔수 없이 선택한 경로가 남쪽 몬테네그로를 거쳐 세르비아 수도 자그레브를 통과하는 경로였는데, 그사이 잠시 들른 곳이 Kotor다. 거리상으로는 스플리트보다 가깝지만 다른 나라인지라 교통편이 좋지 않다.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갔을 당시만 해도 두브로브니크에서 당일로 다녀오기는 불가능하다,고 론리에 적혀있었다. 하지만 가볼만하다고 적혀 있었다.
 이곳은 피요르드 지형이란다. 빙하가 침식해서 협곡을 만들었단다. 노르웨이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구나. 커다란 유람선도 정박해있는 꽤나 유명한 곳이었구나...
 이곳에서 정말 큰맘먹고 대단한 점심식사를 했다. 론리에서 극찬을 아끼지 않는 해물 레스토랑에서 해산물 샐러드, 생선 구이 두 종류에 후식까지. 31.5유로 나왔다. 하지만 서유럽에서 먹었다면 최소 두 배는 하지 않았을까. 정말 간만에 한 호사였다. 그러고 나선 오들오들 야간열차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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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다음엔 유럽 여행 최악의 바보 짓 하나를 했다. 경치를 보겠다고 마을 뒷산에 올랐다. 날은 더운데 길은 가파르고, 경민은 그만 올라가자는데 나는 빠득빠득 우겨 계속 오른 것. 다 오르면 멋진 절경이 있지 않나 생각했는데, 산양들의 휴식처가 된 작은 마을 폐허와 단색의 낭떠러지만 있던 것. 바다쪽은 절경이었지만 구시가 바로 뒷산 중턱에 있는 요새가 있어 더 편히 오를 수 있었다. 다행히 음료수는 챙겨가 다 마셨지만, 경민의 분노는 밖으로 역류했다. 밑에 내려와 잠시 분위기 냉랭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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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아담한 구시가를 거닐고, 그리스정교회 예배당에 들어가본다. 지금껏 봐온 익숙한 카톨릭 예배와는 굉장한 괴리가 느껴진다. 좋다 나쁘다를 떠나 1500여년의 세월이 많은 차이를 만들어냈구나 하는... 유고 전쟁이 정치적인 선동과 인종적인 배타주의 외에도 종교적인 이유도 한 몫을 했구나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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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시가를 나와 버스터미널에 가서 버스 예약하고, 다시 바닷가에 가서 느긋하게 구경. 해수욕을 해도 좋을 화창한 날씨. 여기도 참 부족하게 둘러봤구나, 이렇게 아드리아 해에 아쉬움을 남기고 이웃 도시 Bar로 가서 Beograd행 야간 기차. 너무 춥고 힘든 야간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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