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리아해의 보석 Split, Croatia. 06/06/02

2010. 1. 15. 01:03travels/유럽, 2006

 슬로베니아 보히니 호수에서 류블랴나에서 자그레브를 통과하는 야간버스로 아침에 스플리트에 도착하는 험난한 바보같은 일정. 허나 이미 일정이 계속 늦춰져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 버스에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미래에 대한 고민을 했는데... 이른 아침에 스플리트에 도착하니 여러 사람들이 호객을 한다. 한 할아버지, 사람좋아보이고 가격도 적당하여 따라들어간다, 약간 걱정하면서. 아담한 공동주택에서 할머니와 함께 사시는데 안방을 우리한테 내주시고 거실에서 주무시는 슬픈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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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짐 정리하고 바깥에 나와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 - 황제 은퇴 후의 휴양지 개념-에 맞닿은 노천 시장 구경. 활기찬 시장에서 우리가 고른 것은 엄청나게 맛있는 체리, 1Kg을 아주 싼 가격 -천원 정도 했을까-에 사서 온종일 걸어다니면서 먹었다. 애들에게 나눠주기도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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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멋지지만 세월의 풍상을 이기지 못해 조금 슬픈 궁전을 구경하고, 골목 구석구석을 헤메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고양이 구경하고, 발을 만지면 소원을 들어준다는 그레고리 동상을 만지고 아이들을 구경하다가, 바닷가 널찍한 산책길을 걸어다니다가, 다시 또 골목을 기웃거리다가... 정말 아기자기하지만 몇 번을 둘러봐도 즐거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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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심은 민박집 근처 자그마한 레스토랑에서 당연한 선택 생선구이와 해산물 스파게티로 행복한 시간, 저녁은 민박집에서 양해를 구해 간단한 요리를 해서 벡스에 곁들여 먹고,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할머니는 당뇨라 많이 못드시고 아드님은 헬스트레이너로 미국에 가 있다고. 떠듬떠듬 영어로 아들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신다. 두 분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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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오는 길 저가항공 예약한다고 PC방을 찾아나서는데... 없다. 낮에 들렀던 그 골목들을 열심히 헤메는데, 문닫았다. 맥주나 한 잔 더 하고 들어가자, 작은 가게에 들어서는데 Van Morrison, REM, Dire Straits 등등 내가 좋아했고 좋아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악기 연주가 들려온다. 세상 어딘가에 내가 집에서 듣듯이 음악을 선곡하는 가게도 있구나, 순간 이 도시가 더더욱 사랑스러워졌다. 짧은 체류가 더더욱 안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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