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 10. 03:16ㆍtravels/유럽, 2006
여행하다 보면 그런 경우가 종종 있다. 자의든 타의든 바로 앞에서 행선지를 변경하는 경우.좋았다고 두 손가락을 높이 쳐드는 곳을 어찌 안가보겠는가.
타오르미나, 시칠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란다. 해변을 끼고 솟은 절벽 위에 주거지, 숙소, 식당들이 빼곡히 차 있다. 아말피 해안의 포지타노와 비슷하다. 기차역에서 내려 다시 버스를 타야하는데 절벽 길을 지그재그로 올라간다. 위로 올라가니 해수욕장은 케이블카로 이동한다는...
이른 사월인데도 관광객이 넘쳐난다. 오래된 건물들에 기념품 가게와 명품 가게들이 빼곡히. 위 아래 방향으로 양 옆으로 연결된 골목들 들어가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큰 길을 세번을 오갔나 보다. 정신없이 바쁜 관광객들과 뒷길에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는 주민들, 참 대비된다.
레스토랑에 들러 시푸드 스파게티와 리조또, 그리고 하우스 와인으로 점심. 생선 요리를 먹고 싶었지만 너무 비쌌다... 다시 주변을 둘러보다 시계탑과 성당 사이의 광장에 있는 카페 테라스에서 서빙받으면서 카푸치노를 마셨는데, 가격이 무려 3.5유로! 계속 1유로짜리 먹다가, 완전 충격과 공포의 쓰나미 한 방. 관광지 값에 테라스 값에 서빙 값에, 사실 화장실 값 아끼려 마신 건데...
문제 발생. 사실 오전에 숙소를 나와서 기차역에 짐을 맡겼어야 하는 건데, 짐을 숙소에 그냥 놔두고 나왔다. 버스타고 카타니아 시외버스 터미널에 내려 다시 숙소로 버스타고 갔다가, 짐가지고 다시 터미널로. 이러면서 팔레르모행 버스 시간이 다 되어버린 것. 나는 미리 예약한 버스 시간표를 바꾸러 매표소로 뛰어가고 경민은 미리 버스로. 헐레벌떡 버스로 가는데, 세상에나 어떤 아저씨가 버스를 못가게 붙잡고 선 것. 우리 버스타야 한다고. 완전 감동~ 여행지의 인상은 그런 친절로도 기억되는 법. 우리에겐 카타니아가 유럽 최고의 도시(중 하나)로 등극했다. 아 또 가고싶다.
팔레르모는 구경도 못하고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 잠깐 들르는 슬픈 도시가 되었다. 시내에 밤 아홈시 반에 도착, 공항버스 막차 밤 열시에 출발. 또 배가 고파 잽싸게 파니니와 하이네켄을 사와서 공항에서 늦었지만 추레하지만 행복한 식사. 정말 포근한 시칠리아, 공항 야외 흡연실에서 노숙했다, 편안히, 새벽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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