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s/etc...(14)
-
라다크에서...
여기는 정말 자연이 인간을 압도하는 그런 곳이다. 인간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인간을 왜소하게 만드는 곳. 많은 생각들, 돌아가서 어떻게 살 것인가, 졸업 후 어떤 삶을 누릴까, 현재의 위치, 여기 사람들에 대한 생각... 한가지 확실한 건 내가 받은 것에 대해, 처한 생황에 대해 감사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삶이란 건, 살아간다는 건 굉장한 의미를 가질 수 있구나. 삶의 방식, 위치가 아닌 삶 그 자체가. 그리고 조금 슬퍼졌다. 여길 두 번 다시 못 볼 수도 있다는 것에. 그리고 아마 내가 느낀 것들 금방 일상 속에 잊혀지겠지, 늘 그래왔듯이. 하지만, 한 순간 느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한순간의 충만, 행복. 2002년 첫 해외여행 갔을 때 레 올라가는..
2011.02.07 -
쑤코타이, 태국. 2004/08
아유타야 이전의 타이 왕국 수도 쑤코타이, 아유타야와 비슷한 분위기지만 다른 부분도 있었다. 좀 더 시골 분위기가 풍기고 더 느긋하고 음식도 맛이 있었다. 그리고 숙소가 깔끔해서 벼룩이 없었다. 저녁에 도착해 강변을 거닐다가 맥주 한 병 사다 숙소에서 마시고 잤고, 다음 날 썽테우 타고 유적지까지 가서 자전거를 빌려서 유적지를 돌아다녔다. 중심가 말고도 인적 드문 길을 따라 드문 드문 유적지가 널려 있는데, 계속 진행하다 배고파 죽는 줄 알았다. 가도 가도 식당은 보이지 않는 것. 집 공사하는 데 가서 인부 아저씨들한테 물만 얻어서 간신히 갈증 넘기고 힘들게 숙소로 돌아왔다. 밤에 떠나는 상황이라 짐만 맡겨놓았는데, 친절하게 샤워까지 하고 가라는. 당시 우리 돈 4500원 하는 독방에 잤는데... 한적한..
2011.02.01 -
난/ 프레, 태국. 2004/08.
이 곳 들은 사람들이 거의 가지 않는 외진 곳에 위치한 작은 도시. 라오스 국경에 가까이 위치해 있고 19세기 까지도 작지만 독립 왕국이었다 한다. 치앙마이에서 야간 버스로 이동할 만한 곳을 찾다보니 고른 곳, 프레는 쑤코타이 가는 도중에 잠깐 들른 곳. 나쁘진 않았지만 많이 외로웠다. 야간 버스, 액션 영화를 틀어주는 데다 추워서 잠을 잘 못자고 난에 도착하니 아직 이른 새벽. 게다가 복사해서 가져간 론리 플래닛 지도가 어설프다. 집에 가는 이태란씨 닮은 안내양 아가씨에게 길을 물어 게스트 하우스를 찾을 수 있었다. 숙소에서 푹 자고 밖에 나와 마을 구경. 아담한 박물관 구경하고 중심가에서 시장 구경하고 처음으로 망고스틴을 사먹으며 그 맛에 감동하고 자전거를 빌려 크게 외곽으로 한 바퀴. 차가 거의 지..
2011.02.01 -
치앙마이, 태국. 2004/08
추위에 오들오들 떨면서 치앙마이에 도착하니 해 뜰 무렵. 선택의 여지가 없이 마당을 쓸고 있는 집을 골라 들어갔다. 잠 쿨쿨 자고 트래킹 알아보고 썽테우 타고 도이쑤텝으로. 올라가기가 쉽지 않구나. 금칠을 한 사원이 내 정서에는 맞지 않지만 사람들의 신심은 여전하구나. 어이없게도 근처에 있는 동물원도 방문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잘 안가는 동물원 너무 넓다. 덥고 지치고 배고픈 몸으로 간신히 밖에 나왔다. 이 날 야시장에서 쏨땀을 처음 먹었나 보다. 혼자 맥주랑 먹으니 처량하단 느낌도 들었던 것 같다. 다음 날 시작한 트래킹 2박 3일. 폭포를 지나고 언덕을 걷고 허름한 집에서 자면서 가이드가 직접 해 준 밥을 먹고 코끼리 타고 땟목도 타고. 트래킹도 재미있었지만 같이 다닌 사람들이 좋았다. 재일교포 3세..
2011.02.01 -
아유타야, 태국. 2004/08
실습이 모두 끝나고 본격적인 공부에 앞서 보름 짬을 내어 방문한 태국, 캄보디아. 없는 돈에 빡빡한 일정에 그네들 먹는 음식 - 흔히 로컬 푸드라 부르는-으로 배채우고, 메뚜기 널뛰듯 장소와 장소를 이동했다. 지금 하라면 그런 식으로는 여행을 안하지. 그래도 즐거웠고, 열심히 먹어댔고 그럼에도 나중에 돈이 남아 식재료를 바리바리 싸서 집에 들어갔다. 그 해에는 팟타이를 참으로 많이도 먹고 먹였지~ 첫 장소는 옛도시 아유타야. 그 때는 돈무앙 공항 앞에 기차 역이 있어서 바로 아유타야로 갈 수 있었다. 하필이면 게스트하우스에 벼룩이 있어서 여행 내내 긁어댔고, 초저녁에 시장에서 산 람부탄은 자고 일어나니 개미가 잔뜩 끼어 버릴 수 밖에 없었고... 다음 날 자전거를 빌려서 유적지를 돌아다녔고, 너무 덥고 ..
2011.02.01 -
200308, 페티예
안탈랴에서 서쪽으로 가면 나오는 멋진 소도시. 도시 자체가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주변에 볼거리가 많다. 아름다운 산호초가 있는 해안을 가진 올루데니즈와 숨겨진 비경 파랄랴, 그리고 여전히 널리고 널린 유적들. 터키에 다시 가게 된다면 이 곳에서 일주일 이상 머무르고 싶은... 다시 혼자가 되어 페티예 시내에 위치한 적당한 숙소에 자리잡고 구시가를 돌아다니고, 마을 뒤 언덕위에 위치한 암벽 무덤을 구경하고 방목해 놓은 염소 떼를 지나쳐 이곳 저곳 기웃거리다가 빵과 맥주를 사서 들고 항구를 천천히 걸으며 그때까지 봐왔던 중 가장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하며 숙소로 돌아오고, 자그마한 테라스에 앉아 외로움과 더불어 맥주를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 다음 날은 올루데니즈에 가는데, 멋진 바다이다. 하지만 난 혼자이고,..
2010.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