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6. 30. 01:22ㆍtravels/대한민국 이곳저곳
이번에는 서울을 벗어나 보자 하여 선택한 곳, 남양주 덕소에 있다.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의정부 역 승강장에 내려서니 전철이 막 출발, 회기역에서는 15분 정도 기다리고, 덕소역에서 나오니 미을버스가 휘잉 지나간다. 이런 경우를 당하면 세상의 99.99%가 나에게서 등을 돌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 한마디로, 기분 더럽다.
덕소에서 60번 마을버스를 타고 월문리 종점에 내린다. 평범하고 약간은 어수선한 흙먼지 날리는 길가, 골프 연습장, 음식점들을 지나쳐 긴 계곡길을 올라가다 보니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진다. 계곡에 상을 펼쳐놓고 음식을 팔고 있다. 평일 낮이지만 몇몇은 술판을 벌이며 놀고 있다.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전국 대부분의 계곡들이 이럴진대 금수강산이란 말은 저너머 수억 광년 떨어진 곳에 , 오수강산이라 부르는 게 낫겠다.
불편한 심기로 삼십분 정도 올라가니 절 입구가 나온다. 아랫길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 고즈넉한 분위기의 아담한 곳, 한시간 넘게 머물러 있는 동안 10명이 채 안되는 사람들만이 오갔을 뿐이다. 절 자체는 원효대사가 창건했다는데, 당연히 중건했겠지만 건물에 시간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분명 지금보다 못살 때 힘들게 중건했을 터인데, 요즘 추가하는 건물들보다 더 잘지었다 느끼는 것은 무엇때문일까. ㅁ자로 건물이 배치되어 있고 가운데 석탑과 나무 두 그루가 서있다. 나무의 굴곡을 그대로 살린 기둥, 옆에 가서 절로 쓰다듬어 보고 싶어진다. 평화로운 분위기에 녹아 이십 분 가량 아무것도 안하고 앉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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